개나리
개다리춤~ 짝! (다리 흔들흔들) 짝! (다리 흔들흔들) 이걸로 기억하는 꽃이다. 다리가 개같아서 개다리춤이랬나? 아무튼 좀 저질스럽게 기억한다. 개나리 입장에서는 열불날 것이다. 나 박율빈을 귤로 기억하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초등학교 주변에서 많이 봤던 이 꽃은 봄마다 여자아이들의 소꿉놀이 소품으로 전락했다. 개나리도 우리 예술가들처럼 철학을 할 때가 온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개나리가 고민해야 하는 철학적인 주제다. 피어날 때마다 순수 악의 아이들에게 뜯기고 돌 위에서 '마싯는고 해주께~'라며 돌로 찍혀 빻아지는 운명인데 뭐 하러 사는가? 그럼에도 개나리는 피어난다. 아이들이 다가올 때마다 욕을 퍼부을지 몰라도 아무튼 피어난다. 사실 본인들이 그렇게 될 줄 모르기 때문에 피어나는 것이다. 덕분에 나비가 찾아온다. 초등학교에서 그림을 그리게 시켰을 때 개나리를 많이 그렸다. 좋아해서가 아니고 그리기 쉬워서다. 자주 보이니 형태도 나름 알고 있다. 특히 잎이 4개라서 그리기 편했다. 그림을 아직 잘 못 그리는 아이들은 홀수 잎을 정갈하게 그리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4개 잎의 개나리를 자주 그렸다. 사인펜으로 X자를 그리면 끝났다. 내가 개나리의 생전 모습을 많이 남겨줬으니, 개나리도 만족하고 빻아졌을 것이다.
관찰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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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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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정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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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구름 | 기온 14.6℃ | 강수량 0mm | 습도 37% | 풍속 14.9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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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시각2025년 4월 4일 오후 3시
생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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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체계식물계 Plantae > 피자식물문 Magnoliophyta > 목련강 Magnoliopsida > 현삼목 Scrophulariales > 물푸레나무과 Oleaceae > 개나리속 Forsythi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