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간 낙엽이 하이얀 벤츠위로 살포시 내려 앉았다. 햇살 따스한 오후, 점심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환구단 공원 아래 담타중인 직장인들의 그늘을 빠져나오자 빌딩 사이로 내리쬐는 햇볕에 매혹적인 단풍레드를 반짝이며 낙하하는 나뭇잎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서 보니 단풍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이 세개로 갈라져 한 장을 이루는 3출엽의 모양새다. 이름을 떠올려 보려다 포기하고 구글렌즈의 도움을 받았다. 복자기 나무. 단풍나무과. 복을 자기에게 가져온다 하여 복자기나무로 명명됐다는 설이 있으나 다소 억지스러운 감이 있다. 잎이 복작복작하다 하여 복자기라는 설은 없지만 내가 그렇게 주장하니 언뜻 타당한 듯 하다. 직사광선에 정면으로 대 보니 채도가 높아져 쨍하니 밝은 색감이 정말 예쁘다. 매머드 빨대랑 비교해보라. 복장나무와도 비슷한 생김새라 구별을 위해 복장나무 특징까지 같이 알아둬야 한다. 지엔장 1+1이라니 오히려 땡큐다! 잎의 가장자리 모양으로 구분한다. 복자기나무는 가장자리가 매끈한 전연에 가깝고 끝쪽에 뭉툭한 톱니가 성큼 나있거나 아예 없기도 하다. 복장나무는 중간쯤부터 끝쪽으로 갈수록 작고 날카로운 톱니모양이 있다. 이제 절대 헷갈릴 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