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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기생파리

꽃지기

2016년 11월 16일 오후 3:49

기생파리들은 대개 온몸에 길고 센 털이 많아서 보기에도 무서워 보입니다. 그래서 가까이 하기도 싫지요. 게다가 어릴 때 봤던 다큐멘터리 장면도 어두운 기억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어서 더 기피 대상입니다. 그 다큐에서는 기생파리 종류가 살아 있는 다른 벌레의 몸에 알을 낳았는데, 숙주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면서 몸집을 키워가는데 어느 순간 그 숙주의 등가슴을 반으로 쫙 가르면서 마치 영화 에어리언의 그 괴물처럼 암중에서 커오던 파리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대가리를 쳐들더군요. 그 장면을 보고 몇 날 며칠을 악몽에 시달렸는데 기생파리들이 좋게 생각될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 뚱보기생파리 때문에 생각이 완전히 거꾸로 변했습니다. 다른 기생파리와 달리 털도 거의 없고 몸색도 참 이쁘고 무엇보다 식물에 해를 입히는 노린재 몸에 알을 낳아 개체수를 조절하여 인간에게도 결과적으로 이롭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짜리몽땅한 귀여운 몸과 커다란 눈이 마치 작은 강아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맹도견으로 각광받는 골든리트리버는 훈련을 거치면 정말 얌전한데, 어릴 때는 정말 이런 말썽꾸러기가 다시 없을 정도입니다. 친구가 길렀던 강아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일 때문에 집을 비우면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 일쑤고 특히 두루마리 휴지를 온통 씹고 뜯고 물고 감고 즐기고 하면서 마구마구 쓰레기 집으로 만들다가 주인이 들어와 야단을 치면, 야단 맞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저 반가워서 그 커다란 눈을 똘망똘망하게 들고 꼬리를 살살 치는데 차마 더 혼낼 수가 없어서 픽 웃고 만다고 하더군요. 1,4,5번 사진을 보면서 그 강아지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상상하는 건 벌레를 향한 일방적인 상사병이 한참 진행 중인 저만의 행복일까요?

관찰정보

  • 위치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 고도
    정보가 없습니다.
  • 날씨
    흐림 | 기온 16.8℃ | 강수량 0mm | 습도 60% | 풍속 0.4m/s
  • 관찰시각
    2016년 11월 13일 오전 11시

생태정보

  • 분류체계
    동물계 Animalia > 절지동물문 Arthropoda > 곤충강 Insecta > 파리목 Diptera > 기생파리과 Tachinidae > Gymnosoma속 Gymnos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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