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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8월 12일 오후 3:11

머리는 작고 면적의 절반은 눈알이 차지하고 있다. 눈알은 반달의 형태이다. 입 부분은 뾰족한 침 처럼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 일각고래처럼 머리에 달린 뿔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는 매우 호리하고 납작하며 윗쪽으로 약간 휘어서 접혀진 날갯의 아랫면과 딱 붙게 된다. 다리는 길고 가늘다. 날개와 다리의 체색은 반투명한 누런색을 띤다. 모기각다귀 종류 같다. 이제 슬슬 모기에게 물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던 중 만나게 되어 흠칫 하고 놀라게 되었다. 하지만 곧 모기 치고는 조금 크고 과장된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뭐야, 각다귀네. 괜히 놀랐어.' 라는 생각을 갖고 자세히 관찰하니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다. 비행하는 모습이 각다귀 내지 깔따구라고 생각했는데 모습은 모기와 흡사했고 무엇보다 머리 앞의 침은 피를 빨리면 따가울 것만 같이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그래서 분명 곧 내 냄새를 맡고 달려들 것이라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치우고 거리를 조금 벌렸지만 풀잎에 앉은 채 움직임이 없었고, 의아한 마음에 침착하게 더 자세히 관찰했다. 시간을 조금 들여 관찰하니 내 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으며(오히려 내 움직임에 도망치려는 행동을 했다.) 체형이 모기는 아니고 굳이 따지면 각다귀 쪽에 더 많이 가까웠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각다귀가 있........긴 했지.' 평소에 주로 큰 각다귀들만 봐와서 나도 모르게 각다귀 하면 몸집 큰 생물이 떠오르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튼 처음 보는 모습에 이름을 붙여보자면 나라면 '모기각다귀' 라고 이름을 지었을 것 같았고 그 자리에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정말 그러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모기각다귀'라는 이름은 곤충 초심자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모기와 각다귀를 헷갈려하는데 정말 이런 이름을 가진 각다귀가 있다면 혼란만 가중되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곤충 매니아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나은 이름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하여간 이놈의 덕후들이란 생각하는 것도 참 비슷하다. 이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생겼다. 세상 어딘가에는 정말 흡혈하는 각다귀가 있을까? 그리고 어째서 굳이 모기를 흉내낸 것일까?

관찰정보

  • 위치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 고도
    해발 131m
  • 날씨
    맑음 | 기온 25.4℃ | 강수량 0mm | 습도 47% | 풍속 2.6m/s
  • 관찰시각
    2021년 5월 12일 오후 6시

생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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