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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락할미새

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8월 12일 오후 3:38

전체적으로 회갈색에 하얗고 검은 무늬가 있다. 부리는 까맣고 눈의 윗쪽으로 하얀무늬가 있다.날개 쪽은 검정색과 흰색이 빗살무늬를 이룬다. 꼬리 깃은 검정색과 대부분 검정색이고 일부 흰색이며 배의 아랫면은 흰색이다. 건물에 들어가려는 데 오늘 따라 저 앞에서부터 정문을 잡아서 열어 놓은 채로 기다리는 사람들을 만났다. 설마 면식도 없는 나를 위한 친절은 아닐테고, 누군가를 기다리나? 라는 생각으로 슬쩍 뒤를 돌아봤으나 아무도 없었다. 하긴 이 시간에 이 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리 만무할 터, 아무튼 간에 괜히 남의 일에 너무 참견하는 자신을 다그쳤다. 그렇게 친절하게 열어준 문으로 들어가는데 영 이상하다. 내가 들어가고 나갈 때까지 문을 꼭 잡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는데 한 명이 문의 안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 곳에는 순간적으로 '나비?'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새가 문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한 채 날개 짓을 퍼덕이고 있었다. 그 사람은 새를 내보내 주려는 행위를 했지만 그 행위가 매우 엉성한 것이 일반인임에 틀림없다. 크게 푸드덕 거리는 것이 위협적이게 느꼈는지 발로 슥슥 밀어서 치워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새가 더욱 날뛴다. 아차 싶었는지 손으로 잡아보려 하지만 새가 몸을 낮추고 입을 크게 열며 위협하자 움찔 거리며 손을 치운다. 분명 쉽지 않았을텐데 그 용기가 가상하다. 내가 그 새에게 다가가서 먼저 관찰한다. 몸은 회갈색으로 덮여 있고 아랫배는 하얗다. 눈테가 하얀 것이 할미새 종류인가? 눈을 마주친 뒤 몇 초 후, 더 날뛸 것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손을 뻗는다. 그리고 이내 능숙하게 손에 품는다. 사실 한 두번 즈음은 손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너무 순순히 잡혔다. 생각보다 꽤 기진맥진한 상태였나 보다. 그러고 보니 어제 퇴근시간 즈음에 지나가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건물에 까치가 한 마리 들어와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그 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만 보니 검고 긴 꼬리깃만 두고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언뜻 까치와 착각할만 하다고 느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하루를 꼬박 이 낯선 곳에서 지새웠으리라. 아무튼 다시 잘 날아가기를 바라며 손으로 도움닫기를 하려다가 새의 움직임이 너무 없는 것이 이상하여 그냥 땅에 조심히 내려두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유리창에 부딪혀 내상이라도 입었던 것일까? 과거 유리창에 부딪혀 날지 못하는 박새를 돌봐주다 몇 시간 만에 죽어버린 경험이 떠올랐다. 현재 기온 34도, 그늘 한 점 없는 잔디밭. 어찌 되었든 분명 이 곳에 두고 떠난다면 높은 확률로 열사병으로 사망하리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전에 멧비둘기가 쉬고 있던 그늘지고 조금 습한 풀밭이 눈에 띄었다. 빙고, 방학에다 코로나 관련 정책으로 정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문의 이동을 통제하면서 이 곳은 새들의 성지가 되어 있었다. 갑작스러운 나의 방문에도 딱새와 알락할미새 등이 낯선 나의 침입에 놀라서 나무 위로 올라갈 뿐 떠날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 괜찮아 보이는 풀밭 한 곳에 새를 내려놓고 자리를 뜬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했고 나머지는 홀로 살아가야겠지, 설령 내상으로 곧 죽게 된다고 할지라도. 이럴 때마다 조금 더 아는 것의 죄는 조금 더 찝찝함을 남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관찰정보

  • 위치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 고도
    해발 155m
  • 날씨
    구름 | 기온 33.5℃ | 강수량 0mm | 습도 51% | 풍속 1m/s
  • 관찰시각
    2021년 7월 15일 오후 12시

생태정보

  • 분류체계
    동물계 Animalia > 척삭동물문 Chordata > 조강 Aves > 참새목 Passeriformes > 할미새과 Motacillidae > 할미새속 Motacilla
관심대상(LC) IUCN적색목록3.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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