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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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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생물종456 관찰기록1761

도롱뇽
2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분수대에 힘없이 떠 있는 것이 멀리서부터 보였다. 물에 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관찰한 관찰한 도롱뇽들 중 유난히 체색이 옅었다. 몸의 군데군데에서 작은 곰팡이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도롱뇽 서식지가 걸어서 5분 거리일 뿐만 아니라 숨을 곳, 먹을 것 하나 없이 인공시설로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이 곳까지 오게 되었을지 상상이 쉽게 가지는 않는다. 하루 건너 연달아 비가 내렸었는데 높은 습도를 틈타서 낮에도 조금씩 이동을 했을 것이다. 이 곳까지의 여정이 아마 순탄치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도착한 이 분수대의 웅덩이에는 아무런 먹을 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대로 갇혀버린 것이다.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90도 절벽도 쉽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점액을 묻히며 오르내리는 생활을 했을 텐데 그러한 삶의 방식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끈하게 재단된 대리석 절벽 앞에서는 무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 곳에서 익사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5월 31일

산왕거미
3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몸집이 큰 수컷이다. 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물씬 풍기고 거친 털이 보이며, 각이 졌다. 다리에는 스트라이프 무늬가 나타난다. 약간 부식된 나무토막 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 탓이 보기만해도 꽤 단단해 보인다. 펴면 길 것 같은 다리는 차곡차곡 접어서 몸이 전체적으로 마름모 꼴 형태로 보이게 만든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자리에 어쩌다 굳이 이 어둡고 추운 지하 층까지 오게됐을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평소라면 나름대로 이 곳까지 온 그대의 생각을 존중하여 그대로 두고 떠났을 테지만 이 곳에서의 죽음은 나에게 너무 익숙했다. 그간의 사례를 봤을 때 학생들에게 죽거나 수분과 먹이를 전혀 만나지 못한 채 메말라가거나 하는 미래가 너무나도 자명했기에 개입하여 입구 풀밭에 풀어주었다. 문제는 내가 흰색의 니트를 입고 있었고 그 거미의 보호색은 오히려 눈에 띄게 만들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여러모로 귀찮은 일이 생기질 않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팔에 얹었지만 그러기에는 거미가 너무 활발했고 결국 요요를 하듯 갖은 곡예를 다 부리고 말았다. 문제는 뒤에서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표정이 어떨지가 쉬이 상상됐기 때문에 마지막에 거미를 풀어주고 떠나는 순간까지 뒤돌아 보지는 않았다.

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5월 27일

산딸나무
4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길가에 심어둔 것이기도 하고 왔다갔다 자주 봐왔기 때문에 원래 관심 밖이었지만 수시렁이들이 무척이나 많이 살고 있었기에 어쩐 이유일지 궁금하여 관찰하게 되었다. 수술과 암술을 처음으로 자세히 관찰하게 됐는데 깜짝 놀랐다. 산딸나무의 커다란 흰색 꽃잎이 진짜 꽃인 줄 알았는데 안쪽에 들어찬 부분들이 모두 작은 꽃의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꽃 안에 또 다른 꽃들이 들어찬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눈에 잘 띄는 부분은 거대한 꽃받침 즈음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암술은 처음부터 암술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처음에는 꽃잎처럼 생긴 네 장이 수술과 함께 싸여져 몽우리를 진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꽃이 개화하듯 네 장의 작은 꽃잎이 열리면 그 안의 또 네 장의 수술과 가운데의 암술이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 수분이 완료되면 작은 꽃잎과 수술이 모두 떨어지고 암술만이 남는다.
역시나 안쪽의 모든 꽃이 동시에 피진 않았고 일부분씩 돌아가면서 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그렇게 하여 적은 수의 수시렁이들에게 확실히 수분을 받으면서도 적은 에너지 유지비가 들게끔 하려는 심산이 아닐까 싶다.
분명히 충분히 알고있다, 혹은 많이 보았다고 생각들더라도 막상 조금만 다르게 보면 뒷통수를 맞는 듯한 충격을 받을 때가 있다.

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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