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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생물종36 관찰기록65

호랑나비
5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날개에 찢어진 부분은 없으나 밟혀서 일부 비늘이 떨어져 색이 옅어진 부분이 보인다. 터진 내장의 색은 진한 노란색이다. 날개를 제외한 몸체는 완전히 납작해져 있다. 1차로 차에 충돌한 충격으로 사망하여 추락한 개체가 2차로 후속 차량에 밟힌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새로운 근무지에서의 여름 조사 때 조수석에 앉은 나는, 차로에도 사방에서 날아드는 곤충이 얼마나 많은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들까지 신경 쓰며 운전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을 터임에도 충돌을 막기 위해 차량의 속력을 줄이거나 하는 등의 배려는 인상 깊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고 난 차의 앞에는 나비나 잠자리, 메뚜기가 끼어 있기도 했다. 그렇게 나비나 잠자리도 로드킬을 많이 당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에는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납작하게 죽은 저 나비를 보고 잊고 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리 우리가 선을 긋고 분리한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로 공간이 나뉜 것임은 아님을.

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8월 19일

도롱뇽
2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분수대에 힘없이 떠 있는 것이 멀리서부터 보였다. 물에 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관찰한 관찰한 도롱뇽들 중 유난히 체색이 옅었다. 몸의 군데군데에서 작은 곰팡이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도롱뇽 서식지가 걸어서 5분 거리일 뿐만 아니라 숨을 곳, 먹을 것 하나 없이 인공시설로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이 곳까지 오게 되었을지 상상이 쉽게 가지는 않는다. 하루 건너 연달아 비가 내렸었는데 높은 습도를 틈타서 낮에도 조금씩 이동을 했을 것이다. 이 곳까지의 여정이 아마 순탄치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도착한 이 분수대의 웅덩이에는 아무런 먹을 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대로 갇혀버린 것이다.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90도 절벽도 쉽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점액을 묻히며 오르내리는 생활을 했을 텐데 그러한 삶의 방식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끈하게 재단된 대리석 절벽 앞에서는 무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 곳에서 익사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염철민 (Y달팽이꼴)

2021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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