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에는 화살의 날개처럼 생긴 부분의 구조물이 십자 형태로 나있는데 연약한 과자처럼 부스러지는 정도가 아니라 꽤 단단히 붙어 있다. 오래된 가지에는 이러한 날개가 없거나 적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떨어져나간 조각들을 보면 전체 조각이 통째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분부분 떨어져나간다. 그렇게는 안보이는데 구획이라도 나뉘어져 있는 것일까? 지금 한창 길가에 가득 피고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길가의 것들은 이미 꽃이 피었던 것 같던데 이곳의 꽃들은 아직 발달 안 한 몽우리에 불과하다. 나는 갑자기 평소 조경수들을 많이 봐온 옆의 동료가 이 나무를 알아볼지 궁금해졌고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라는 대사를 읊어주면서 종명을 맞춰보라고 했다. 결국 맞추지 못했고, 그는 정답을 듣고 경악했다. 분명 아는 종이었지만 잎이 가득했으나 가지런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 이 시기에 꽃은 피지도 않았다는 점, 그리고 조경수가 이 곳에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의 여러 이유들로 익숙했던 나무를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늘 그렇듯 또 무언가를 배웠다며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