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2.오후 4시- 요란한 황조롱이의 소리가 납니다. 황조롱이를 마지막으로 봤던 게 8월 19일이었으니, 2주가 되었군요. 황조롱이가 그리웠는데 마침 소리가 나서 바로 베란다로 뛰어갔더니 실외기에 앉는 황조롱이가 보입니다. 사진 한 장을 찍자마자 날아가서 너무 아쉽고 허탈했는데 갑자기 또 황조롱이의 소리가 났는데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 앉아버립니다. 너무 허탈해서 베란다에서 나왔는데 미련이 너무 남아서 다시 아파트를 구석구석 훑어봅니다. 그런데, 아파트 위에 갈색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혹시? 확인해봤더니 황조롱이였습니다! 녀석은 저기에 앉아있으면서 가끔씩 무언가에 반응한다는 듯 고개를 움직였어요. 그런데 너무 소리없이 딱, 앉아있어서 두 마리였나? 생각해봅니다. 아까 실외기에 앉아있던 녀석이 울 때 다른 황조롱이의 울음소리도 났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맹금류 한 마리가 휙 지나갑니다. 그걸 보고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오랜만에 본 아파트 위에 앉아있는 녀석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있었는데 녀석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한참을 앉아있어서 그 맹금류가 날아갔던 방향으로 가보니 새호리기가 앉아있습니다. 새호리기라는 걸 확인하고 다시 돌아오니 황조롱이는 계속 앉아있었고 한참 뒤 제 머리 위로 날아갔습니다. 오늘은 황조롱이도 보고 새호리기에 저희 아파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어치까지 봤으니, 운 좋은 날이네요.